<세 얼간이>의 작가 체탄 바갓이 들려주는 인도의 결혼 이야기 『투 스테이츠』. 서로 다른 지역 출신의 두 남녀가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에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 사랑하면 결혼을 위한 조건은 충족되지만, 인도에서는 서로의 가족까지 사랑하는 추가적인 절차가 필요하다. 인도 북부의 펀자브 출신 남자, 남부의 타밀 출신 여자. 중부 구자라트 지역의 아메다바드 경영대학원에서 만난 두 사람은 깊이 사랑하게 되고 결혼을 꿈꾼다. 하지만 각자 부모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면서 결혼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데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을 겪는다. 문화적 충돌, 관습, 언어와 편견 등 힘겨운 도전들을 헤쳐나가야 하는데….
프롤로그
1막 아메다바드
2막 델리
3막 첸나이
4막 다시 델리에서
5막 고아
6막 델리와 첸나이, 또 델리와 첸나이
에필로그
인도 연애결혼의 공식!
연애결혼의 공식은 간단하다.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고 여자가 남자를 사랑하면 결혼을 위한 조건은 충족된다. 그러나 인도에서는 추가적인 절차가 필요하다. 가족을 설득하는 과정, 심지어 가족끼리도 서로 사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남자가 여자를 사랑한다. 여자가 남자를 사랑한다.
여자 가족이 남자를 사랑해야 한다. 남자 가족이 여자를 사랑해야 한다.
여자 가족이 남자 가족을 사랑해야 한다. 남자 가족이 여자 가족을 사랑해야 한다.
그때까지 남자와 여자가 서로 사랑한다면, 그 둘은 결혼한다.
인도 북부의 펀자브 출신 남자, 남부의 타밀 출신 여자. 소설의 두 주인공 크리슈와 아나냐는 서로 다른 지역 출신이다. 이들은 인도 중부 구자라트 지역의 아메다바드 경영대학원에서 만나 깊이 사랑하게 되고 결혼을 꿈꾼다. 그러나 각기 부모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면서 크리슈와 아나냐는 결혼이라는 목표점을 향해 나아가는 데 여러 가지 쉽지 않은 과정을 겪어야만 한다. 반항하고 싸우기는 쉽지만, 설득하기란 훨씬 더 어렵다. 과연 그들은 부모들을 설득하여 결혼에 성공할 수 있을까? 뿌리가 다르고 성품, 생김새, 심지어 피부색과 언어마저 다른 한 국가 아래 두 극단의 지역에서 가족과 연인 사이의 갈등, 사랑, 화합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솔직하고 사실적인 그들의 삶의 풍속도가 소박하면서도 행복할 줄 아는 인도인들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인도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영어 소설의 작가 체탄 바갓!
저자 체탄 바갓은 이 소설의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인도 아메다바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투 스테이츠』는 그가 2009년 국제투자은행을 그만두고 전업작가로 변신한 후 발표한 첫 소설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의 네 번째 소설로, 여기에는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가 들어 있기도 하다. 작품 속에서 드러나고 있듯이 그의 소설은 스토리텔링 중심이다. 그대로 영화 대사로 옮겨놓아도 괜찮을 정도다. 실제로 이전까지 발표한 세 소설 모두 영화화되었거나 영화화가 결정되었다. 그중 한 편이 우리나라에서 2011년 8월에 개봉되어 좋은 반응을 얻은 <세 얼간이>이다. 『투 스테이츠』 역시 영화로 만들어져 2013년 개봉될 예정이다.
북인도 펀자브 남자, 남인도 타밀 여자
펀자브와 타밀나두는 서로 완전히 다른 문화와 전통을 지니고 있다. 『투 스테이츠』는 남인도 첸나이 출신으로 쾌활하고 솔직한 성격의 아나냐와 사랑에 빠진 북인도 펀자브 청년 크리슈의 이야기다. 크리슈는 호감 가는 인물로 순진하고 수동적인 편이지만 내적인 강인함을 지니고서 부모가 선택한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과의 결혼을 관철시키는 투지를 보인다. 아메다바드 경영대학원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 이들 두 남녀에게 있어서 결혼의 결정은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문제는 바로 끈질기게 가족을 설득하고 납득시키는 일이었다. 결혼...을 성공시키기까지 크리슈와 아나냐에게는 헤쳐나가야 할 많은 힘겨운 도전들이 있었다. 문화적 충돌, 관습, 언어와 편견이 그들 앞을 가로막고 있었던 것이다.
연인의 사랑을 다룬 로맨틱 코미디이기에 앞서 이 소설은 작가의 간결하면서도 사실적인 문체가 두 지역의 문화적 차이를 극명하고 섬세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 과정에서 인도의 전통 문화와 결혼풍속도 등을 엿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족 간의 사랑, 특히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한 짠한 감동이 묻어나기도 한다. 뚝뚝하고 심지어 폭력적이던 아버지가 아들을 위하여 남몰래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행복한 눈물을 짓게 만든다.
“아빠, 첸나이에 가셨어요?”
“소식이 빠르기도 하구나.”
아버지는 화분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왜요? 어째서요?”
“내 아들에게 도움이 필요해서.”
아버지는 흙에서 잡초를 뽑아내며 말했다. 아버지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지만 나는 목에 메었다. 아버지는 화분에 어린 나무를 심고 주변에 깨끗한 흙을 덮었다. 나는 아버지 옆에 다가가 앉아 엄지로 흙을 누르며 물었다.
“어떻게 아셨어요?”
아버지와 눈이 마주쳤다.
“네 아버지니까. 나쁜 아버지지만 그래도 네 아버지니까.”
아버지는 덧붙여 말했다. “내가 전에는 너를 실망시켰을지 모르지만, 이번에는 아버지 역할을 제대로 한 것 같다. 인생의 반려자는 중요하다. 아나냐는 똑똑한 처녀더구나. 아나냐를 놓쳐서는 안 되지.”
나는 눈물을 참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아빠.”
“별소리를 다 한다.”
아버지는 나를 껴안으며 덧붙였다.
“아빠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지만, 늘그막에 아들을 빼앗길 수는 없지.”
나는 아버지를 힘껏 껴안았다. 결국 자제력을 잃고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세상은 자식과 어머니를 찬양하지만, 우리에게는 아버지도 필요한 법이다.
나는 눈을 감았다. 구루지가 기억에 떠올랐다. 나는 녹음으로 우거진 산꼭대기에 서서 아름다운 해돋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아버지를 껴안자 무거운 외투가 사라지고 몸이 한결 가벼워진 기분이었다. -본문 中-
삶을 웃음 짓게 하고 사랑과 화합의 기회를 여는…
체탄 바갓은 진정한 인도의 본질을 파악하고 그려낸다. 그는 자신이 대면하는 모든 것들을 재미있는 상황으로 변모시킬 줄 알 뿐만 아니라 글로써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아는 작가다. 인도 문화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이 있고 인도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인도 문화에 그다지 친숙하지 않다 하더라도 소설을 통해 이를 경험한 자체에 대해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많이 웃고 또 때로는 가슴 찡하여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투 스테이츠』는 크리슈와 아나냐에 대한 이야기다. 사랑에 빠진 두 명의 인도 공과대학생. 이들은 서로 각기 다른 두 지역에서 왔고 결혼 승낙을 얻기 위해 부모를 설득하는 데 힘든 시간을 보낸다. 크리슈와 아나냐가 과연 성공할지 못할지가 전체 줄거리를 형성한다.
대부분의 소설과 마찬가지로 『투 스테이츠』는 1인칭 시점이지만 화자의 스토리가 워낙 탄탄하므로 독자는 한 권을 다 끝내지 않고 책을 덮을 수가 없다. 친화력 있고 진솔한 줄거리는 간혹 예기치 못한 부분을 맞닥뜨리게 하는가 하면 비꼼과 스릴의 정서에 이르기까지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경험하게 한다. 부모님과 친지들에 대한 존경이 밑바탕에 깔린 이 훈훈한 소설 속에서 저자는 양쪽 문화를 깊이 파고들며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갖가지 농담거리를 이끌어냄으로써 두 지역의 문화적 차이가 오히려 지칠 때까지 웃게 만드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거기에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영혼을 움직이는 이야기를 보탠다.
가정과 결혼, 문화, 사랑과 갈등, 그리고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 작품은 우리로 하여금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게 하고 정신적 변화를 야기한다. 무엇보다 어른들에 대한 존경심과 모든 문화적인 면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소설의 가치를 높이 평가할 수 있다. 한 번 읽으면 틀림없이 다시 읽고 싶어지는 소설이 될 것이다. -북클럽 인디아
추천평
<투 스테이츠 -1%를 극복한 사랑>, 이 소설은 인도의 아메다바드 경영대학원(IIMA)에서 알게 된 두 남녀, 대학시절 공학도였던 크리슈와 경제학도였던 아나냐의 사랑과 결혼에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이야기이다. 하지만 제목이 시시하듯, 남인도 타밀과 북인도 펀자브라는 두 지역, 더 정확히 말하면 인도 내에서 거의 다른 나라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지역감정, 인종차별, 언어장벽 등 문화적 격차가 심한 ‘두 국가(Two States)’ 간의 화해를 도모하며 최소한 다음 세대들에겐 ‘하나의 인도’를 전해주고 싶은 작가 체탄 바갓의 철학을 유감없이 전달하고 있는 작품이다.
제1막에서의 다음 문장을 보라: “우리 아이들은 타밀 사람도 아니고 펀자브 사람도 아닐 거야. 그냥 인도 사람이어야 해. 이런 말도 안 되는 편견과 차별에 구속받지 않아야 해. 지역색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결혼한다면 우리나라에게도 좋을 거야.” 뿐만 아니라 에필로그에서도 바갓은 이점을 재삼 강조하며 소설을 끝맺는다: “우리 아기들의 고향은 인도가 될 겁니다.”
이런 그런 점에서 보면 이 소설은 분명 단순히 젊은 두 남녀 간의 사랑이야기에 그치지 않는다. 12억 인구대국인 인도사회가 얼마나 현실적으로 다양한 언어, 종교, 관습, 음식, 카스트 상의 갈등으로 인해 분열된 상태인지를 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가족 간에 가로 놓인 온갖 갈등을 극복하고 결혼식을 갓 마친 크리슈가 외치는 다음 대사를 보라: “우리의 결혼은 갈라진 조국의 통일을 위해서야.”
요인즉 바갓이 염두하고 있는 사랑과 결혼은 단지 두 남녀를 위한 것만은 아니라는 뜻이다. 사랑과 결혼을 통해 서로 문화적 관습이 다른 두 가족이 화해하고, 결국 인도라는 국가가 문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이 바갓이 꿈꾸는 미래상이다. 그래서 그는 결혼이라는 연결 고리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라는, 아주 평범하지만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던진다. 궁극적으로 이와 같은 이타적 사랑이 문화적인 벽을 허물고 확대되어 갈 때 바갓의 철학이 비로소 현실 속에서 구현될 수 있을 것이다. 또 그렇게 되어야만 그 사랑은 당연 타밀과 펀자브를 넘어 인도 전체로 퍼져나갈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그 사랑이 인류 전체를 하나로 묶어줄 것이라는 믿음을 작가는 내비치고 있다.
바갓은 <세 얼간이> 이후 세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베스트텔러 작가다. 한국에도 그의 소설은 물론이고 동명의 영화가 지난 해 이미 소개되었다. 그의 분신이기도 한 크리슈의 입을 빌어 바갓은 스스로를 “재밌지만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얘기를 쓰는 작가”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는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속담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작가다. 인도사회와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책들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 속에는 그 이상의 무엇이 있다. 눈으로 인도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인도를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되는 것!
사랑의 대상은 사람만이 아니다. <투 스테이츠: -1%를 극복한 사랑>을 통해 인도에 무지한 한국의 독자들이 인도와 인도의 문화코드를 사랑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이 소설은 바로 인도의 박물관이다. 타문화, 타자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은 지구촌 시대인 21세기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의무나 다름없다.
- 박치완(한국외대 교수, 문화콘텐츠평론가)